우리는 피부색만 다를 뿐이야. 자료=교육부

우리나라가 글로벌화하고 국제결혼이 빈번해지면서 시부모와 외국인 며느리 사이에서의 고충을 상담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 다뤄진 자료를 보면 시부모가 외국인 며느리와의 사이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외국인 며느리가 시부모와 사이의 갈등을 함께 상담한 사례가 있다. 아래 사례들은 공개된 다문화가족 상담·교육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1. “며느리가 내 말을 무시한다고 생각했어요

다문화가족 상담자료에 소개된 대표적인 갈등 유형이다.

 시어머니의 입장:

“며느리가 한국에 온 지 1년이 넘었고 이제는 내 말을 알아들을 것 같은데도 일부러 못 알아듣는 척하는 것 같다. 내가 말하면 행동이 느리고, 내 말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외국인 며느리의 입장:

“시어머니가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정말 잘 모르겠다. 특히 화를 내거나 큰소리로 말씀하시면 더 알아듣기 어렵다. 한국어를 배우는 것도 쉽지 않다.”

즉, 시어머니는 ‘무시당한다’고 느끼지만 며느리는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상황에서 갈등이 커진 사례이다. 상담에서는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보기보다 언어능력과 문화적 의사소통 방식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2. “아들 부부의 문제에 제가 끼어들게 됐어요

또 다른 유형은 아들과 외국인 며느리의 부부싸움이 시부모 갈등으로 확대되는 경우이다.

-아들은 아내와 다툰 내용을 어머니에게 이야기한다.

-시어머니는 “내 아들이 며느리에게 너무 당한다”고 생각해 아들 편을 든다.

-며느리는 “남편과 둘이 해결하고 싶은데 남편이 어머니에게 모든 이야기를 한다”고 느낀다.

-결국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야단치고, 며느리는 “시어머니 때문에 결혼생활이 힘들다”고 호소하게 된다.

상담자료에는 시어머니가 “아들이 며느리에게 당하지 않게 아들 편을 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며느리는 남편이 어머니에게 부부 문제를 전달하는 것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례가 제시되어 있다.

이 경우 시부모에게는 “아들을 보호하는 것”과 “아들 부부의 갈등에 개입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이해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1. 아기를 못 갖게 하는 줄 알았어요

상당히 흥미로운 사례도 있다.

외국인 며느리가 산부인과에 갔는데 의사가 풍진 예방접종 후 6개월간 임신을 피하라고 안내했다. 시어머니는 의사의 말을 며느리에게 전달하기 위해 어렵게 피임도구까지 준비해 설명했다.

그런데 며느리는 이를 내가 외국인 며느리라서 시어머니가 아기를 못 갖게 하려는 것 아닌가?” 라고 받아들였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보호하려고 한 행동이었지만, 며느리는 자신의 결혼생활과 임신 문제에 시어머니가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느낀 것이다. 이 오해로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함께 있는 것을 피하면서 갈등이 시작된 것으로 교육자료에 소개되어 있다.

이 사례는 선의로 한 행동도 문화와 언어가 다르면 통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4. “며느리와 따로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제 사례관리 자료에는 시어머니와 함께 살던 외국인 며느리가 남편과 아이만 데리고 시댁에서 떨어져 살고 싶어 하는 사례도 나온다.

상담 과정에서는 며느리의 요구만 듣는 것이 아니라 시어머니를 직접 상담하고, 부부상담과 시어머니 상담을 병행하면서 가족이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해당 사례에서 며느리는 독립적인 주거, 시어머니가 보관하고 있는 자신의 돈, 임금 문제, 국적 취득 등의 여러 문제를 함께 호소했다.

시부모와 외국인 며느리가 상담 받을 때 자주 나오는 핵심 고민

정리하면 시부모와 외국인 며느리의 상담 주제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

시부모가 호소하는 문제 실제로는 어떤 갈등인가
“며느리가 우리 말을 안 들어요.” 언어·문화 차이
“며느리가 너무 자기주장이 강해요.” 가족관계와 의사표현 방식의 차이
“아들이 며느리 눈치를 너무 봐요.” 부부관계에 대한 시부모의 불안
“며느리가 집안일을 잘 안 해요.” 가사·성역할에 대한 기대 차이
“손주를 우리 방식대로 키우지 않아요.” 자녀양육 문화의 차이
“며느리가 우리와 같이 살기 싫어해요.” 독립적인 부부생활에 대한 요구
“우리가 잘해주는데도 며느리가 오해해요.” 선의와 통제의 경계에 대한 인식 차이
“아들 부부가 싸우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시부모의 개입 범위 문제

 

실제로 다문화가족 상담 매뉴얼에서도 의사소통 문제, 세대·문화 차이, 남편과의 갈등이 시부모와의 갈등으로 번지는 문제를 주요 고부갈등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시부모만을 ‘가해자’, 외국인 며느리만을 ‘피해자’로 놓고 상담하지 않는 것이다. 상담 매뉴얼 역시 시부모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하고 경청하면서 상담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현재 다누리 포털에서는 다문화가족 상담을 제공하고 있으며, 다누리콜센터 1577-1366은 365일 24시간 운영되고 이주여성 전문상담원이 여러 언어로 상담한다.

다문화학부모 동아리 세계 요리 잔치. 사진=이묘신

※ 이 기사는 사회적협동조합 시니어신문네트워크가 수행하는 보건복지부 ‘2026노인자원봉사활성화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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