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 사진=전의영

아무리 고난을 겪는 것이 종국에는 유익이라고는 해도,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인간이 반길 리 없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 보면 고난은 예고 없이, 그것도 피할 도리 없이 찾아옵니다.

병이든, 이별이든, 실패든, 살아 있는 한 이 땅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언젠가는 겪게 될 몫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고난을 어떻게 피할까가 아니라, 찾아온 고난을 어떻게 다루느냐로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심리학자 리처드 테데스키와 로렌스 칼훈은 이 물음에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들은 시련을 겪은 사람들이 단순히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넘어, 그 이전보다 더 성장하는 경우를 연구했습니다.

이는 회복탄력성과는 다릅니다. 회복탄력성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이라면, 외상 후 성장은 그 자리를 지나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변화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성장은 다섯 가지 영역에서 나타납니다. 스스로에 대한 강인함의 발견, 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가능성, 더 깊어진 인간관계, 일상에 대한 감사,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실존적 시선의 변화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성장이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연구자들은 원치 않게 자꾸 떠오르는 침투적 반추(Intrusive Rumination)가, 스스로 의미를 찾으려는 의도적 반추(Deliberate Rumination)로 바뀔 때 비로소 성장이 시작된다고 설명합니다. 즉, 같은 아픔이라도 그저 견디기만 한 사람과, 그 아픔이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는지 곱씹어 본 사람은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난 자체가 유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고난을 마주하는 태도가 유익을 만드는 겁니다.

따라서 고난 앞에서 무너지기보다, 그 고난을 피할 수 없다면 나에게 무엇을 남기려 하는지 묻고, 내게 유익하게 만들라는 것이죠.

오늘

고난의 의미는 그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서 결정됩니다.

고난 속에도 살아나는 희망. 사진=전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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