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꽃씨. 사진=전의영

내려놓는다는 것은 단지 가진 것을 포기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속에 붙들고 있는 것들, 이를테면 집착과 지나간 과거,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걱정, 이미 떠나버린 사람에 대한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고 놓아주는 일입니다.

지나간 일을 자꾸 되짚으며 곱씹는 것을 ‘반추(rumination)’라고 하죠. 이미 끝난 일인데도 머릿속에서 같은 장면을 몇 번이고 재생하며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하고 되뇌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되짚어도 과거는 바뀌지 않습니다. 반추는 문제를 해결해 주기는커녕, 지나간 아픔을 현재로 끌고 와 계속 덧나게 만들 뿐입니다.

걱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연구진이 범불안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한 달 동안 걱정되는 일들을 적게 하고 그 결과를 추적했더니, 기록된 걱정의 91퍼센트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설령 일어난 경우에도, 상당수는 예상보다 훨씬 나은 결과로 끝났습니다. 우리가 밤잠을 설치며 붙들고 있는 걱정의 대부분은, 결국 오지 않을 미래를 미리 끌어와 지금의 마음을 갉아먹는 셈입니다.

사람에 대한 미련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미 떠난 인연, 더는 내 곁에 없는 사람을 마음 한구석에 붙들어 두고 놓지 못하는 것 역시 지금의 나를 과거에 묶어두는 또 하나의 집착입니다. 그 사람과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는 것과, 그 사람이 떠난 자리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머무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생각이나 감정을 억지로 몰아내려 애쓸수록, 그것은 오히려 더 단단히 마음에 들러붙습니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그 생각과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꽉 쥐고 있던 손을 가만히 펴는 것에 가깝습니다. 붙잡은 손을 펴야 비로소 새로운 것을 쥘 수 있는 손이 됩니다.

오늘,

내려놓는다는 것은 잃는 것이 아니라, 더 가벼운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가기 위한 선택입니다.

새들의 비상. 사진=전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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